<p></p><br /><br />정부는 분명 다주택자를 규제하고 강남 집값을 잡겠다고 했죠. <br> <br>채널A가 부동산·도시계획 전문가와 서울지역 아파트 거래를 전부 분석해봤더니, 올해 집값은 오히려 실수요자들이 원하는 서울 외곽지역, 노원·도봉·성북구가 가장 많이 뛰었습니다. <br> <br>안건우·박정서 기자입니다.<br><br>[리포트]<br>어린 시절 하던 부동산 보드게임의 법칙. <br> <br>'땅을 산다. <br> <br>그리고 내 집을 많이 가진다.' <br> <br>반대라면 질 확률이 높아지죠. <br> <br>확실한 승기를 잡을 곳은 서울. <br> <br>누구나 들어가고 싶어해도 누구에게나 문이 열리진 않습니다. <br> <br>[이모 씨 / 30대 직장인] <br>"게임판에 아예 참여하지 못하는 사회, 부자들 땅따먹기죠. 지금은 포기하는 시간." <br> <br>모두가 살기 원하는 서울이지만 입성하는 길은 캄캄합니다. <br> <br>내 집 마련의 꿈을 잠시 접었다는 또 다른 직장인. <br> <br>지금 사는 경기 김포와 명동의 회사를 오가는 데만 하루 2시간 반을 씁니다. <br> <br>[김모 씨 / 30대 직장인] <br>"피곤하죠, 1시간 안쪽으로만 들어오면 좋겠다 이런 생각 많이 하고. 안정적으로 출퇴근하고 싶은 마음이 제일 컸고." <br> <br>강남은 바라지도 않습니다. <br> <br>결혼과 자녀 교육까지, 미래를 생각하면 서울 어디든 좋겠다는 마음뿐. <br> <br>[김모 씨] <br>"현실적으로 노원·도봉·성북구 이런 쪽으로 자꾸 외곽으로 알아볼 수밖에 없게 되더라고요." <br><br>하지만 목표였던 노원구의 대단지 아파트값은 불과 넉 달 만에 52%나 뛰었고 정부 규제로 대출까지 막히면서 꿈은 멀어졌습니다. <br> <br>[김모 씨] <br>"은행 끼면 작은 집에서라도 서울에서 시작할 수 있겠다 그런 꿈이 있었는데 어려워지는…" <br> <br>"서울이란 지금은 갖고 싶지만 갖지 못하는 별 같은…" <br> <br>[박정서 기자] <br>"그럴 수밖에 없었습니다. <br> <br>코로나19 여파로 매매가가 저점인 지난 4월 대비 8월 서울 아파트값은 17% 올랐습니다. <br> <br>강남구도 18%까지 치솟았는데요. <br> <br>문제는 서민 주거지가 더 올랐다는 겁니다. <br> <br>이른바 '노도성', 노원·도봉·성북구 집값이 모두 20% 넘게 뛰었는데요. <br> <br>이 기간 전체 아파트 거래량을 살펴봤습니다. <br> <br>강남 3구 거래량이 4만 채를 조금 넘는데 노도성은 5만 3000채에 가깝습니다. <br> <br>가격이 치솟는데 사려는 사람도 많았던 이유, 뭘까요." <br><br>[김경민 /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] <br>"갑자기 집값·전셋값 다 오르니 무조건 사고본 거예요. 패닉바잉이에요. 패닉바잉하면서 가격이 급격히 오르니 쫓아가며 사는 사람도 있었죠. 특정지역에서 20% 오른 것은 과열이거든요. 이런 상승률은 처음 봤어요." <br> <br>"(부동산 정책 점수는?) 그건 뭐 … 50점 이하죠. 점수를 줄 수 없을 것 같기도." <br> <br>부자 동네만 길들이려던 게 실패 원인. <br> <br>강남 3구를 겨냥해 대출을 조인 게 오히려 서민의 내 집 마련 사다리를 걷어찬 꼴이 됐습니다. <br> <br>[김경민 교수] <br>"강남 집값 잡으면 다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강남아파트·지역에 대한 정책을 냈는데 모든 시장에 영향을 끼친 거죠. 서민동네까지." <br> <br>늦었지만 정부가 이제라도 주거복지에 대한 인식을 바꿀 때. <br> <br>강남을 겨냥한 핀셋 '규제'가 아닌 서민을 위한 핀셋 '지원'이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합니다. <br> <br>[김경민 교수] <br>"(집값의) 95%까지 대출해주되 30년까지 1~2% 저리인 대출이 나오면 좋겠어요. (정부와 집주인이) 매도 시 수익을 배분하거나 (금리 상승에 따른 추가) 이자를 그때 낸다든지, 다양한 금융해법이 있어요. 개발해야 해요. 못 사게 할 게 아녜요." <br> <br>"주거복지엔 임차도, 주택구매도 있는 거예요. (정부가) 이것을 건드리지 않겠단 믿음이 있으면 패닉바잉하지 않을 겁니다." <br> <br>emotion@donga.com <br>srv1954@donga.com <br></a><br>영상취재: 조승현 권재우 <br>영상편집: 이승근 <br>그래픽: 윤승희 임 솔